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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나라 음식을 맛보다

입력 : 
2015-06-17 17:37:17
수정 : 
2015-06-18 14: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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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인데 날씨가 벌써 무덥습니다. 건조하고 볕이 뜨거운 것이 유럽의 여름이 생각나는군요. 이런 날엔 이국적인 요리와 처음 마셔보는 술을 앞에 놓고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페루, 러시아, 불가리아, 몽고, 네팔 등 아직 가보지 않은 나라들을 상상하면서 말입니다. 이제 서울에서 맛보지 못할 음식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 당장 상상여행을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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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여기는 러시아 - 그랜드 퓨전 동대문에 위치한 러시아 전통 레스토랑이다. 최근 ‘그랜드 퓨전’으로 상호명을 변경하면서 메뉴, 인테리어 등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현지 맛 그대로’ 란 소문을 듣고 찾아갔는데, 과연… 메뉴판이 오직 러시아어로만 표기 되어있어 처음엔 다소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정통이겠구나’ 생각이 들며 기대감이 상승한다. 이곳에 가보고 싶다면 아래에 소개하는 메뉴 몇 개를 숙지해 가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먼저 쌀란카(6000원). 토마토 수프와 비슷한 맛이 나는데, 고기와 야채가 조화롭게 미각을 돋구는 메뉴다. 메인을 즐기기 전 속을 달래주는 전채요리로 좋겠다. 꼬치요리인 샤슬릭(1만원)은 닭, 양, 돼지고기 중 선택이 가능하다. 필자의 추천은 양고기 샤슬릭이다. 두툼하게 잘 익은 양고기를 입에 넣으니 풍부한 육즙이 흘러나오면서 고기가 부드럽게 넘어간다. 양고기를 평소에 못 먹었던 사람도 시도해 보라고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을 만큼 냄새 하나 없었다. 양고기에서 이런 맛이 나다니… 다시 한번 감동. 이 집 훌륭하다. 양고기 샤슬릭은 양파와 소스를 곁들이면 그 맛이 더욱 좋다.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이지만 여행 간 들뜬 기분으로 문을 두드려 보아도 좋겠다.

위치 서울시 중구 쌍림동 146-4

영업시간 11:00~23:00(연중 무휴)

문의 02-2265-5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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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토가 그리울때 - 타버나 드 포르투갈 얼마 전 포르토 여행을 다녀온 후 홍대 앞에 있던 작은 포르투갈 레스토랑이 생각났다. 이 곳은 필자가 포르투갈 샌드위치인 프란센지냐(1만6000원)를 생전 처음 맛 본 곳으로, 현지에 가서 보니 감회가 남달랐던 기억이 있다. 이 집의 프란센지냐는 현지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데, 현지 음식이 지나치게 짠 맛을 내는 것이 비해 타버나 드 포르투갈의 프란센지냐는 많이 짜지 않다. 셰프의 말에 의하면 소금에 절인 대구를 즐겨먹는 포르투갈인들의 음식은 약간 짭짤한 것이 특징이라고. 매운 맛의 피리피리치킨(1만4000원)도 여전한 인기다. 포트와인이나 에그타르트도 잊지 말 것.

위치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90-8 1층

영업시간 12:00-22:00(월·화 휴무)

문의 02-3144-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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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페루식당 - 쿠스코 마치 페루 현지를 여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키는 국내 유일 페루 음식점이다. 다양한 전통요리 중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30여 개를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인기 메뉴 세비체(2만9000원)는 레몬즙과 고추, 생강, 마늘, 고수 등으로 만든 소스에 신선한 날생선과 다양한 야채가 들어간 페루 전통요리다. 최근 <꽃보다 청춘>에서도 소개되었고 2014년 죽기 전에 먹어야 할 음식 25가지 중 하나로 선정되어 많이 알려졌다. 광어회의 쫀듯한 식감과 어우러지는 새콤하면서도 매콤한 소스의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색다른 맛이다. 재래식 오븐 통닭요리인 잉카통닭(2만2000원)은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럽다. 기름기가 쪽 빠진 담백한 맛이 일품이고 양도 2~3인이 먹을 만큼 충분해 행복해진다. 위치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 11-5

영업시간 12:00~23:00(저녁 준비 시간 14:00~16:00, 화요일 휴무)

문의 02-334-6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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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 셰프가 있는 불가리아 식당 - 젤렌 국내 유일의 불가리안 레스토랑, ‘젤렌’은 이태원 본점 외에 최근 한남동에 2호점을 오픈할 정도로 인기가 좋아졌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스타 셰프 미카엘 덕분일까? 그는 애피타이저로 샵스카 샐러드(1만4300원)를 추천한다. 오이, 토마토, 양파 등의 야채 위에 페타치즈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는 불가리아 전통 샐러드다. 붉은 피망 안에 고기와 야채, 밥을 넣어 오븐에 구워낸 팔내니추쉬키(1만5400원)는 시큼한 맛의 전통 불가리아 수제 요거트 소스와 환상 궁합이다. 모든 음식들이 맛과 건강을 다 챙겼다. 트렌드에 부합되기보다는 신선한 재료로 몸에 좋은 전통 불가리안 음식만을 선보이겠다는 미카엘 셰프의 철학이 음식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웰빙 맛집이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7가길 52

영업시간 12:00~24:00(연중 무휴)

문의 02-749-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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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녀를 만나자 - 트로이카 이태원 뒷골목에 위치한 트로이카는 러시아 미녀가 운영하는 전통식당이다. 대학시절 한국어를 공부한 덕분에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는 오너는 러시아 전통 소품으로 실내를 따뜻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실내에 울러 퍼지는 러시아 음악, 러시아 전통 의상을 입은 종업원들, 음식을 먹기 전 이미 러시아로 여행 중인 기분이다.

대표 메뉴는 러시아인들의 김치찌개라고 할 수 있는 보르쉬(1만1000원)다. 소고기, 각종 야채, 토마토, 비트를 넣은 수프로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에 딱 맞는다. 러시아어로 ‘쉬’는 수프를 의미하므로 주문할 때 알아두면 좋다. 보르쉬를 먹을 때 스메타나라는 요거트 소스를 곁들인다. 양배추 안에 소고기 볶음밥을 넣은 골룹쯔(1만6000원)도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추천!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19-29번지 2층

영업시간 12:00~23:00(연중 무휴)

문의 02-797-7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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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 - 러시아 식당, CCCP 방배동 카페 골목에 들어가면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CCCP)라는 전 시대적 이름의 식당이 있다. 대표를 제외하고는 셰프와 스태프 모두 러시아인이다. 메뉴판의 친절한 음식 소개를 참고해 고른 메뉴는 러시아의 대표 음식인 수프 보르쉬(5800원), 러시아식 만두 펠메니(8000원), 꼬치요리 샤슬릭(1만8000원~)등. 쇠고기를 크림 소스에 볶아 밥과 함께 나오는 비프스트로가노프(1만5000원)와 피망에 고기와 쌀을 쪄서 오븐에 구운 페레즈 파르시로반니(1만7000원)도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의 흥미로운 음식이다. 비프스트로가노프는 카르보나라에 면 대신 고기가 들어간 것과 같아 익숙했고 볶음밥이 같이 나와 든든하다. 맛과 알코올 농도가 모두 달라 0~9번까지 번호를 붙인 특이한 러시아 맥주, 발티카와 함께 곁들이면 금상첨화.

위치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778-11 2층

영업시간 18:00~24:00(일요일 휴무)

문의 02-534-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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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샌드위치 맛이 궁금하면 - 카사블랑카 용산구 해방촌에 있는 모로코 샌드위치 전문점. 미남 모로코인 형제가 운영하는 이곳은 다섯 가지의 샌드위치와 세 개의 사이드 메뉴만 한다. 심플한 메뉴처럼 인테리어도 아담하고 군더더기 없다. 허브맛이 느껴지는 새콤달콤한 레몬치킨과 모로코식 감자 튀김, 토마토, 피클에 마요네즈 소스를 곁들인 모로칸 치킨샌드위치(7000원)가 최고 인기 메뉴다. 속 재료도 물론이지만 빵이 특별히 맛있다. 바게트처럼 생긴 샌드위치 빵은 부드럽고 바삭바삭해 나오자마자 바로 먹어야 더 맛있다. 이국적이면서도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스파이스 쉬림프 샌드위치(7000원)도 괜찮은 선택이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 2가 44-8

영업시간 15:00~22:00(평일)(13:00~22:00(주말), 월요일 휴무)

문의 02-797-8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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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서 만나는 모로코 - 마라케쉬 약 20여 가지의 단품 요리와 금, 토, 일 뷔페(2만원)를 운영한다. 모로코 대사관 수석 셰프 출신 대표는 1년에 한번 메뉴를 변경하는데 최근 재정비한 메뉴 중 트파야테진(2만원대)과 그릴드화이트피쉬(2만원대)를 추천한다. 연한 고기에 삶은 계란과 설탕에 조린 대추를 곁들어 풍미를 더한 트파야 테진은 갈비찜과 비슷하다. 그릴드화이트피쉬는 신선한 생선을 그릴에 구워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채식주의자들에게 각광받는 병아리콩 요리인 팔라펠, 후무스와 피타빵, 신선한 토마토와 올리브를 곁들인 야채 샐러드, 상큼한 요거트 드레싱의 오이샐러드가 함께 나오는 팔라펠 앤 샐러드 세트(2만원대)도 인기 메뉴다. 물담배 샤시의 이국적인 경험도 할 수 있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홍지동 127-13 1층

영업시간 10:00~24:00(연중 무휴)

문의 02-795-9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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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식 백반정식 - 에 베레스트 1만원대의 가격에 네팔 전통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에베레스트’는 2002년 오픈한 이래 2개의 분점을 낼 만큼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장식한 내부에 들어서면 매콤한 커리향이 침샘을 자극한다. 네팔 커리는 인도식 커리보다 향신료의 맛이 덜 느껴져 자꾸 손이 가는 것이 특징이다. 모험가들은 고기에 야채, 면을 볶아 만든 자오미엔, 녹두 수프와 치킨 커리, 감자조림 등의 반찬이 밥과 함께 나오는 네팔식 백반정식(1만원)을 주문해보자. 탄두리 치킨(1만4000원)을 제외한 모든 메뉴가 1만원 안쪽이다. 무역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어 음식점까지 차리게 된 네팔인 대표는 식당이 네팔 문화를 보고, 네팔 요리를 먹고, 네팔 언어를 배우고, 네팔을 마음에 담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문을 여는 순간, 이 곳은 네팔이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148-1

영업시간 11:00~23:00(연중 무휴)

문의 02-766-8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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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음식 궁금해요? - 잘로스 잘로스는 ‘젊은 사람들’이라는 뜻. 광희동 몽고 타워에서 10년째 운영하고 있다. 식사 시간이 되면 몽고인, 한국인들이 몰려들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다. 주방에 있는 셰프는 물론 모든 스태프가 몽고인이지만 메뉴판엔 한국어 설명이 있다. 더듬더듬 한국말로 메뉴를 추천해 주는 스태프들도 친절한 편이다. 우리 나라 음식과 비슷한 갈비국, 칼국수 등의 국물 요리와 양고기볶음, 칼국수볶음 등의 볶음 요리를 추천해 준다. 필자의 추천 메뉴는 양갈비(8000원)인데 껍질은 바삭, 속은 부드럽고 풍부한 육즙이 느껴지는 양고기와 메쉬드포테이토, 야채가 함께 나온다. 사워 소스를 찍어먹는 찐만두(8개에 6000원)는 양고기가 통째로 들어있어 차별화된 맛이 느껴진다.

위치 서울시 중구 광희동 143-2 뉴금호타워 3층

영업시간 10:00~23:00(연중 무휴)

문의 010-6328-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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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는 네팔식으로 - 뿌자 뿌자는 네팔 현지인을 위한 메뉴와 한국인 전용 메뉴를 따로 선보이는 식당이다. 동대문 쪽에서는 꽤 유명한 곳이다. 요거트 소스에 삶은 감자, 완두콩, 아채를 버무려 만든 튀김 만두가 나오는 사모사 챠드(4000원)와 닭똥집을 튀겨 양념을 첨가해 만든 빵그라(8000원)와 같은 독특한 메뉴는 소박하지만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온다. 생소하게 느껴지다가도 어느새 익숙해지는 그런 맛, 다양한 고기에 야채, 면을 볶아 만든 믹스 자오미엔(7000원)과 양고기를 네팔 향신료로 절여 화덕이 구워낸 세꾸와(8000원), 매콤하게 구운 칠리치킨(9000원)도 깊은 풍미가 있다. 6000원에 커리와 밥, 난, 샐러드, 차를 즐길 수 있는 런치 메뉴는 평일 오후 3시까지인데 주변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207번지 3층

영업시간 10:30~22:30(연중 무휴)

문의 02-744-2199

[글 조은영 (여행작가, ㈜어라운더월드 대표) 사진 임현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82호(15.06.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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